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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은 겨울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스릴 넘치는 종목 중 하나로,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스포츠입니다. 엎드린 자세로 좁은 얼음 트랙을 시속 130km 가까운 속도로 내려오는 이 종목은 경기력은 물론 강한 정신력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수상하며 대중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켈레톤의 기원과 역사, 사용되는 장비, 그리고 경기 방식까지 종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스켈레톤의 역사와 기원
스켈레톤은 19세기 후반 스위스의 생모리츠(St. Moritz) 지역에서 시작된 겨울 스포츠입니다. 당시 영국 귀족들이 알프스 지역으로 겨울휴가를 떠났을 때, 눈 덮인 산에서 썰매를 타며 즐긴 것이 시초였습니다. 최초에는 나무 썰매를 사용하였고, 썰매 형태가 점차 개선되며 지금의 스켈레톤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1884년에는 생모리츠에서 세계 최초의 얼음 트랙이 개장되었고, 이곳에서 본격적인 경기 형태의 스켈레톤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스켈레톤이라는 이름은 당시 제작된 썰매가 인간의 뼈대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1928년 생모리츠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으나, 인프라 부족과 낮은 인기 탓에 한동안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었다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을 통해 다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부활했습니다. 스켈레톤은 루지와 봅슬레이와 함께 슬라이딩 스포츠로 분류되며,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지만 최근에는 아시아 국가들도 점차 기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윤성빈 선수의 등장 이후 급속도로 저변이 확대되며 주목받는 나라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장비와 구성 요소
스켈레톤 경기는 단순히 썰매 하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정교한 장비가 필요한 스포츠입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장비는 당연히 ‘스켈레톤 썰매’입니다. 이 썰매는 알루미늄 합금 혹은 강철 소재로 제작되며, 몸체는 무게 중심이 낮게 설계되어 고속 주행 중에도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집니다. 썰매는 약 33~43kg의 무게를 가지며, 선수의 체중과 속도에 따라 미세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썰매 하단에는 강철로 된 러너(Runner)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 러너가 얼음 트랙 위를 미끄러지며 속도를 발생시킵니다. 선수는 썰매에 엎드린 채로 턱을 거의 트랙에 붙인 상태로 주행하게 되는데, 이때 착용하는 헬멧은 필수 보호 장비입니다. 헬멧은 에어로다이내믹 설계를 통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충격 흡수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 고속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부터 선수를 보호합니다. 유니폼은 타이트한 스판덱스 소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근육의 움직임을 돕는 기능을 합니다. 또한 스파이크가 달린 전용 슈즈는 출발 시 얼음 트랙을 정확하고 강하게 차기 위한 핵심 장비입니다. 스타트가 경기의 절반을 결정짓는 만큼, 이 장비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전반적으로 스켈레톤은 작은 차이에도 큰 영향을 받는 종목이기 때문에 모든 장비는 선수의 체형과 주행 스타일에 맞춰 맞춤 제작됩니다.
경기 방식과 채점 시스템
스켈레톤 경기는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IBSF)의 규정을 따르며, 일반적으로 2~4번의 주행 기록을 합산하여 최종 순위를 결정합니다. 각각의 주행은 시간 측정 방식으로 운영되며, 1/1000초 단위까지 기록되는 정밀한 타이밍 시스템이 사용됩니다. 가장 빠른 시간으로 트랙을 완주한 선수가 승리하게 됩니다.
경기 트랙은 보통 1.2km 내외이며, 총 14~18개의 커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발은 트랙 상단에서 선수 본인이 썰매를 밀며 시작되며, 이 구간은 ‘스타트 구간’이라고 불립니다. 약 30m 구간 동안 전력을 다해 썰매를 밀다가, 스프린트가 끝나면 빠르게 썰매 위에 올라타 엎드린 자세로 트랙을 주행하게 됩니다. 이 스타트 구간에서의 속도와 정확도는 경기 전체 흐름에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주행 도중 선수는 몸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며 방향을 조절합니다. 핸들이 따로 없는 스켈레톤 특성상, 체중 이동만으로 조종해야 하므로 선수의 감각과 근력이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트랙 곳곳에는 ‘G포스’가 크게 작용하는 급커브 구간이 있으며, 이 구간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통과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실수로 인해 벽에 부딪히거나 중심을 잃으면 큰 시간 손실이 발생합니다.
기록 외에도 경기 중 규정을 어긴 부분이 있다면 페널티가 주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경기 시간에 가산되는 방식으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선수는 기술뿐 아니라 규정 숙지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스켈레톤은 단순한 스피드 게임이 아니라, 전략, 기술, 정신력의 삼박자가 필요한 고난도 종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켈레톤은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과학적인 장비와 신체 능력, 정신적 집중력이 융합된 복합 스포츠입니다. 역동성과 극한의 긴장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겨울 스포츠의 진수를 보여주는 종목으로,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